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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aluk's Report

- 헝가리의 산타클로스, 미쿨라쉬



미쿨라쉬(Mikulás)

헝가리 어린이들에게 산타가 찾아 오는 날은 12월 24일이 아니라 12월 5일이다(물론 성탄절로 쉬는 날은 12월 25일이다). 


헝가리에서 산타클로스는 미쿨라쉬(Mikulás)로 불린다. 미쿨라쉬 역시 하얀 턱수염에 빨간 옷을 입고 유쾌하게 웃어 제끼는 모습이나 썰매에 아이들에게 나눠줄 사탕과 선물을 잔뜩 싣고 다니는 모습으로 묘사된 것을 보면 산타클로스와 진배 없지만 몇 가지 다른 점도 있다. 


산타클로스는 루돌프를 데리고 다니는데 미쿨라쉬는 착한 천사와 크람푸스(Krampusz)라는 이름을 가진 악마를 시종으로 데리고 다닌다. 산타클로스는 사전 작업을 거쳐 선물 받을 착한 아이와 건너 뛸 악동을 선별하는 반면 미쿨라쉬는 착한 아이, 못된 아이 모두에게 찾아 가 선물을 준다. 착한 아이는 천사로부터 장난감이나 사탕을 선물 받지만 못된 아이는 비르가츠(virgács)라 불리는 누런 나뭇가지 한 다발을 받는다.  





선물을 넣어두는 곳도 좀 다르다.  산타는 난롯가에 걸어둔 양말에 선물을 넣어 주지만 미쿨라쉬는 아이의 신발에 선물을 넣어준다.  그래서 헝가리 어린이들은 12월 5일 밤, 자기 구두를 반짝 반짝 윤이 나게 닦아서 창가나 문 앞에 놓아 둔다. 일년 동안 착하게 굴었으면 다음 날 아침 구두 안에서 선물을 발견하겠지만 못되게 굴었다면 사탕도 장난감도 없다. 받는 건 '맴매', 비르가츠 뿐이다. 아이 고소해. ;)


candy for nice kid virgács



헝가리에서 미쿨라쉬데이 전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성 니콜라스데이가 12월 6일이라는 점에서 미쿨라쉬와 성 니콜라스를 같은 인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렇게 12월 5일에는 미쿨라쉬가 찾아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가는 반면, 12월 25일 성탄절에는 가족이나 친구 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데 이렇게 선물 주고 받는 전통은 예수가 태어났을 때 동방박사들이 선물을 들고 찾아온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옆 사무실 김 사장은 아이가 넷인데 와이프가 한달 전부터 아이들 선물을 사들인 것이 벌써 방 하나 가득이라고. 우리가 설과 추석에 등골이 휘는 것 마냥, 이 사람들은 12월에 등골이 휘는 모양이다. 등골 좀 휘면 어떠랴, 일년에 한 두번 떠들석한 축제를 즐기는 것도 무리지어 사는 인간의 특권이라면 특권인 것이지.


참고사이트 : http://visitbudapest.travel/articles/dear-santa-the-story-of-miku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