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 달은 매일 한두줄이라도 남기려고 했건만 게으름 탓에 결국 몰아치기.
생각하는대로 적어두는 수 밖에.
기억력의 한계로 이번엔 최근 순서로..
4월 21일 토요일
관세폭탄.
100만ft로 적어내라는 연락.
결국 관세로 50만ft(250만원)을 내라는 얘기.
다 팔아도 100만원이 넘을까 말까하고 어쩌면 쓰레기 처리 비용이 더 나올지도 모르는데 웬 관세 폭탄?
60만ft 얘기가 나왔을 때 잠자코 올려 적으면 될 것을, 주말에 짐 풀어 보게 만든 괘씸죄에 40만ft가 추가된 듯.
애초에 올려 적으라고 할 때, 올려 적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EuroMove.
이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도 태평하게 뒷짐지고 일 처리 지연시킨 (처음부터 맘 안들게 일한) 임채형씨.
꼬치 꼬치 따져 묻지 않고 그 이상은 못내겠다고 배째란 식으로 나갔던 우리.
모두 책임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어설픈 이민자에게 관세 때려 받아 적자 행정 메꾸겠다는 헝가리 관료들의 구태가 제일 원흉.
기함할 노릇이지만 소송으로 갈 경우 소송비용과 화물보관비용이 관세보다 더 나올거란 말에 그 액수 고스란히 적어내다.
헝가리 도착 한달 기념 선물치고는 너무 잔혹하다.
4월 20일 금요일
잘못 구입한 거주증 인지 스탬프 35만원어치를 환불 받기 위해 물어 물어 알려준 주소로 찾아갔으나 허탕.
지리와 지명에 익숙지 않으니 낯선 곳을 찾아갈 때는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도 헤매는 시간이 기본 30분.
알면 30분 만에 왕복할 거리를 2시간 넘게 헤매다 보니 따가운 봄볕에 기진 맥진.
결국 찾아 들어간 건물에선 이곳이 아니라면 또다시 생소한 알파벳 지렁이를 종이에 적어 주고.
김사장 사무실 여직원의 도움으로 암호 판독 후 통화 한 결과 금요일 업무는 오후 2시까지라고.
허탈.
졸탄씨 부부 일요일 오후 2시에 찾아가기로.
이삿짐 센터에서 통관이 내일이니 전화켜두라는 연락.
예민해진 탓인가, 작은 말 실수를 꼬투리 잡아 서로 상처 주기 바쁜 식구들.
오늘은 차라리 이들 없이 혼자 여기 왔다면 훨씬 해피하게 지냈겠다는 생각까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리처럼 꽥꽥 소리지르며 싸우다.
둘이 라면 끓여 먹는걸 본체 만체 마트 핑계 삼아 나와 밤드리 노닐다 맥주 두 캔 사가지고 신나게 들어오다.
맥주캔 500이 비싸야 1500원, 오늘 산 소프로니는 할인가로 120ft, 무려 600원이다.
어떻게 안 마실 수 있냐 말이다!!
오늘의 새로운 정보
SPAR는 8시 폐점
TESCO는 9시 폐점
4월 19일 목요일
드디어 거주증 신청날.
대사관 직원 이현숙 씨 도움으로 생각보다 빠르고 쉽게 3시간만에 처리.
거주카드에 집주인 사인이 필요해 한번 더 방문하기로.
한국서 비자를 받아온 것이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데 가장 유효했으나 또 다른 함정, 쉥겐 조약.
쉥겐 조약국은 비자 입국 30일이 지나면 다른 쉥겐 조약국에 나갈 경우 3개월이 지나기 전, 다시 들어오지 못한다는 사실.
결국 다음 주 중 거주증이 나오지 않는 이상 주말에 하려던 빈 여행은 불가.
이현숙 씨로부터 유용한 구매정보 얻어들었으나 막상 내 발로 가보니 나한테는 그닥 영양가는 없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정보가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라는 사실을 새삼 재확인.
그래도 소고기와 돼지고기 부위별 명칭 알게된 것은 새삼 고마운.
김 두 봉지 짜리다.
돌아오는 길에 LIBRA에서 쟈니 줄 Constellation of northern sky 포스터 구입.
직원이 친절하다.
4월 18일 수요일
한번 곤두선 신경은 가라앉기 힘든 것이 트리플 에이의 특징.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꾸역 꾸역 SPAR 두번, 한국마트 한번 방문.
김치 2.5kg가 3만 5천원이다.
금치다.
아껴 먹으려면 다른 채소 반찬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할 줄 아는게 오이무침 밖에 없다.
그게 어디냐.
굶기 싫으면 먹든지, 먹기 싫으면 굶든지.
4월 17일 화요일
하루 종일 침대서 생리통 앓다.
앓는 것도 진력이 나, 진통제 털어 넣고
구글맵 뒤져 Aquincum에 있는 Aucian에 29-106 버스 두번 갈아타고 다녀 오다.
집에서 의외로 가깝다.
홈플러스 거리.
장바구니만 무겁지 않으면 차 없이도 대중교통으로 다닐만 하겠다.
오늘의 정보.
버터는 vay, 치즈는 sajt, 소고기는 marhas, 돼지고기는 serte's
부위별 명칭은 도저히 외울 수 없어 폰카메라로 찍어 오다.
4월 16일 월요일
뭐에 화가 났는지 말도 없디 뒤도 안돌아보고 먼저 가버리기에
그래 너 잘가라 난 내 길 간다 하고 지름길로 내려갔더니 나보다 늦게 트램에 오른다.
밥팅이.
사무실에도 결국 내가 먼저 도착.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길래 구글맵 뒤져 엘떼와 외서도서관 주소 적어들고 일찌감치 나서다.
바치거리 뒤에 있는 외서 도서관은 장서수는 많지 않으나 우아하면서도 따뜻한 적막이 머물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다.
특히 MUSIOLOGY 코너에는 음악관련 도서와 수많은 악보들, CD, DVD 등이 있고 빼서 대출대에 주면 원하는 자리에서 들을 수 있다.
자기 자리에서는 곡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틀어주면 꼼짝없이 다 듣고 일어나야 하는데
생각해보면 오히려 연주회에 가장 근접한 청취 방식 아닌가 싶다.
공연 중 중간에 일어나 나가는 일은 있어도 지휘자한테 지금 연주하는 곡 지루하니 다음 곡으로 넘어가달라고 부탁할 순 없지 않는가.
아무튼 진기하고 흥미로운 경험으로 아침의 흥분이 어느 정도 가라 앉다.
4월 15일 일요일
호르트바지 여행.
부다페스트에서 차로 2시간 반거리.
평원이 끝없이 펼쳐진다기에 기대했건만 평원은 평원인데 나무도 있고 집도 있고 말도 있고..
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는지 잘 모르겠는.
아는만큼 본다더니 정보 없이 가는 여행은 얻는게 별로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호르트바지는 여름과 가을이 시즌이란다.
그때가 되야 사람도 좀 벅적거리고, 캠핑장도 열고, 코끼리 열차도 다니고, 말쇼도 있다고.
어쩐지..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우리 포함 열명도 안되더라니..
명색이 국립공원인데 이렇게 파리 날리는 걸 보니 헝가리 경제가 어렵기 어려운가보다, 쉰소리나 하지 말걸..
그래도 우리 위해 채찍 시범 보여준 기념품가게 아저씨, 꾀쇠뇜!
그곳 식당서 거한 점심(스테이크, 송어튀김) 맛있게 먹은 기억이 하이라이트.
돌아오는 길 헷갈려 차 안에서 또 싸움.
하루에 최소 세번은 싸우나 보다.
그것도 번갈아 가며.
지겹다.
4월 14일 토요일
특파원은 토요일도 근무니 가족 주말 여행은 다 글렀다.
우리가 집을 나서도록 쟈니가 깨질 않길래 토욜이니 늦잠 자라 해놓고 둘이 나온 것이 화근.
딴엔 효도 한다고 아침 준비해서 우리 깨우러 들어가니 방이 비어있더라나.
하루 종일 불어 있는 놈을 포차로에서 비싼 한식(순대국이 1만5천원이다)으로 간신히 달래다.
저녁 먹고 호르트바지로 가는 고속도로 초입까지 답사.
셋 다 모르는 길이니 헤매는 건 당연한데 쟈니는 헤맨다고 툴툴, 샘은 쟈니가 툴툴댄다고 버럭.
난 둘이 짜증해서 또 심기 불편.
어쨌든 항상 시작은 쟈니.
입을 꼬매놓고 싶은 욕망.
어찌 내뱉는 말마다 심기를 건드리는지.
말과 행동이 밉다보니 쳐다보기조차 싫다.
4월 13일 금요일
기껏 차 빌려 출퇴근용으로 쓰다니 돈이 아깝다.
항상 건강 때문에 무리하게 뭘 시키지도 요구하지도 못하는데
쌀 때문에라도 마트는 한번 다녀와야지 싶어 한국 마트로 향하다.
버스 두번 타본 게 다인 나도 헷갈리는 도로.
초행이면 헷갈리는게 당연한데 헷갈린다고 신경질이다.
부리든가 말든가.
SPAR까지 갔어야 하는데 하도 정신 사납게 굴어 쌀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다.
참, 낮엔 중앙시장(Vásárcsarno)에 들르다.
역시 좀 헤맸는데 지하철로 두정류장, 트램으로 서너 정거장 정도 걸었으니 이 정도면 양호한 편.
우리로 치면 종합 농축산물 시장.
주렁주렁 달려 있는 소시지들과 켜켜로 쌓여 있는 치즈들.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이 장관.
너무 지쳐 사진은 못 찍고 일용할 양식만 구입해 돌아 오다.
4월 12일 목요일
Vaci ut에 있는 Hertz에서 차 렌트.
VW POLO로 신청했는데 한 등급 위라며 SCODA를 내준다.
등급은 위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목적은 '시운전' 이었다고요!
처음 헝가리 도로를 밟는 샘.
클러치 위에서 그렇게 다리를 허우적 대고 버벅거리는 모습은 처음.
그런데 나보고 수동으로 운전하라고?
교통신호체계도 다르고 간판 읽는 것도 떠듬 떠듬이라 이해하지만 그래도 20년 경력잔데!
꼴랑 10시간 연수받고 시험본 게 다 인 나한테 수동을 몰라니..
무대뽀 하고 싶으면 너나 하든가.
4월 11일 수요일
한국에선 총선, 나는 드디어 보다폰 무선랜 스틱 장만.
컴 도사 김사장이 애를 먹는 것을 보니 뭔가 문제가 복잡한 모양인데
그래도 한대나마 집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니 막힌 하수관이 뚫린 심정.
김 두 봉지 드릴께요.
투표를 못하니 관심이 멀어지긴 했으나 그래도 기대는 했건만 총선 결과가 어이 없다.
참패라고 본다.
다 된 국에 코 빠트린거지.
맥주 두 캔을 안주 없이 들이키다.
4월 10일 화요일
간만에 헝가리 부페 식당에서 점심.
이곳 음식은 가격에 비해 항상 맛있다.
Kinai(중국음식점)와 비교가 안되는.
샐러드와 마카로니 시켜 배불리 먹다.
4월 9일 월요일
부활절 연휴의 마지막 날.
사무실엔 김사장과 우리밖에 없고.
나는 계속 중고차 검색.
VW PASSAT와 TOYOTA AVENSIS로 좁혀지다.
4월 8일 일요일
꽃샘 추위 몰아치다.
영웅광장 가려다 너무 추워 중간에 집으로 돌아 오다.
4월 7일 토요일
부활절 연휴건만 샘은 출근.
덩달아 나도 같이 출근.
도로가 한적하니 좋다.
점심 먹을 곳이 마땅찮아 옥토곤까지 나왔다가 멕시칸 패스트푸드로 때우다.
그런대로 먹을만.
4월 6일 금요일
오늘 오후부터 이곳은 부활절 연휴 시작이다.
연휴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미리 장을 봐두란 조언.
한진 박부장이 자긴 처음 와서 부활절 연휴에 빵조차 없어 식구들이 고스란히 굶었다고.
우리에겐 라면도 있고, 햇반도 있고, 김치고 있고, 된장/고추장도 있고.
게다가 ABC 마트도 있는데 뭔 걱정?
그래도 혹시나 싶어 우유와 빵과 과일 조금 쇼핑.
Ujudvar 쇼핑센터에 있는 한국 식당 '포차로'에 가다.
웬만한 헝가리 레스토랑보다 비싸다.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3000ft. 한국돈으로 15000원이다.
재료 공수비가 비싸니 이해는 하지만
그러면 실내 장식이라도 좀 신경 쓰던가..
실내장식과 서비스는 학교 앞 식당 수준인데 이렇게 메뉴 가격이 높아서야
어디 헝가리인들에게 한국 음식 대접할 맛이 나겠는가.
그저 한국사람들끼리 와서 회포 풀다 가는 곳이지..
쌤은 육개장, 쟈니는 낙지덮밥, 나는 순대국을 시켰는데 맛은 그럭저럭 괜찮다.
이렇게 먹은 가격이 물경 50000원이다.
앞으론 기념일에나 가는 헝가리판 BiBs가 되겠다.
4월 5일 목요일
김사장, 넷째 출산. 능력자다.
얘기 들어 보니 헝가리 국민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란다.
아니, 무상이었다고 한다.
경제 어려워지고 나서는 대학 등록금 일부는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고.
그래도 그게 어디냐...
그 동안 신세진 것도 있고 해서 3만ft 봉투에 넣어 주다.
4월 4일 수요일
쟈니 BIS 인터뷰.
결과는 주말에 알려준다고.
아마도 9월 학기로 편입될 듯.
4월부터 학교에 다녔으면 했지만 실력이 안되는 놈을 억지로 class에 넣을 수는 없는 일.
멜라니 선생 왈, 좋은 랭귀지 프로그램 인텐시브 코스에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나도 넣어달라고 얘기할 뻔 했다.
난 예상했는데 sam 은 마치 대입시험에 낙방한 것처럼 낙담이 한 자락이다.
그렇게 겪고도 모르나?
우리가 미리 준비를 시킨 것도 아니고 저절로 영어 실력이 생길 수는 없는 일인데
탓을 하려면 자기 탓을 해야지 왜 애한텐 신경질인지..
저녁에는 헝가리 한국문화원 취재.
사진 찍어주러 따라 갔다가 케이블 때문에 집-문화원-집-사무실-집 무한 왕복.
BKV 정기권이 고맙다.
4월 3일 화요일
Puszterszeri 17.
우리의 새 집 주소다.
짐이 없어 허전하지만 이제 내 집이다.
졸탄씨가 입주 기념으로 샴펜과 꽃다발 선물하다.
작은 마음 씀이 고맙다.
물론 그 마음은 우리가 내는 집세가 움직이는 거겠지만..
새 집 입주 기념으로 리스트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축배.
생선요리. 구야쉬. 푸아그라, 헝가리식 피자.
간만의 정찬으로 기분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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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탄 씨의 집들이 선물 |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정원 |
집 전경 |
4월 2일 월요일
4월 1일 일요일
3월 3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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