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단골 식당 손디 에뜨렘 주인장이 바뀌었다.
자그맣고 오동통하면서도 이목구비가 오목조목한 마자르 아저씨였다.
우리가 식당에 들어서면 언제나 환한 미소로 "szia sztok(2인 이상일 때 sztok를 붙인다)"를 외치곤 했다.
여름이 더 깊어지면 한국에서 사 간 부채를 선물하려고 했었는데 작별 인사도 없이 헤어진 것이 못내 아쉽다.
바뀐 주인장은 인상이 정 반대다.
키가 훤칠하고 시원시원하게 생긴 것이 게르만족 냄새가 난다.
먼저 아저씨보다는 꽤 영어를 하는 편.
뭘 고를지 몰라 머뭇거리면 각 음식 재료를 헝가리어 섞인 영어로 이러저러하게 설명해 준다.
반은 알아 듣고 반은 어림짐작이다.
우리로 치면 백반집 정도 되려나, 헝가리 음식들을 부페 메뉴로 차려 놓고
카페테리아처럼 그릇 당 가격을 매긴다.
둘이 배부르게 먹어도 합해서 만원을 넘지 않는 착한 가격이다.
음식 맛은 좋은 편이나 다른 음식점들처럼 너무 짜서 다 못먹는 경우도 왕왕 있다.
손디 식당 메뉴 가운데 뭐니 뭐니 해도 제일 맛있는 건, 과일스프(gyümölcsleves).
제철 과일을 직접 갈아 걸죽하게 스프로 만든 것을 냉장고에 차게 식혀 내준다.
오늘도 체리(meggy)로 만든 과일스프로 짠 뒷맛을 달래줬다.
아무튼 이름도 모르는 예전 손디 식당 아저씨, 어디에 가 계시든 대박 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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